리우올림픽 성화점화자 마라토너 리마를 보고...
그런데 영상에서뿐만 아니라 여러 기사를 찾아보니 정말 충격적이었던 것들이 있었다.
1. 억울하게 추월당해서 3위로 들어오면서 양팔을 벌리고 비행기처럼 아이처럼 즐겁게 골인했던 것
2. 시상대 위에서도 너무너무 밝은 표정이었던 것
3. 자신을 끌어냈던 정신이상자로부터 자신의 구조를 도와준 시민을 찾아가서 고맙다고 상패를 전달한 것
4. 자신을 끌어냈던 정신이상자가 처벌을 받은 것을 알고 그 가족들에게 찾아가서 위로를 해줬다는 것
인터뷰를 통해서도 리마라는 이 사람은 그때 정신이상자를 원망하거나 현실을 부정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스스로를 자책하고 정말 분해하는 아쉬워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냥 지금이 너무 기쁘고, 올림픽에 출전만으로도 너무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이 너무 감명깊다.
“난 그를 이미 용서했다. 그 때도, 지금도 결과에 만족한다. 금메달이냐 동메달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올림픽에 참가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 내게 더 소중하다”
“난 비운의 마라토너가 아니다. 올림픽 결승선을 통과할 때 금메달을 못 땄다고 실망하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피니시 라인에 도착했다”
메달이나 순위나 갑자기 누군가 뛰어들어서 방해하거나 갑자기 어떤 외부 요인이 관여해서 내 노력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간에 그건 두 번째고, 첫 번째는 내가 어떤 상황이 일어나든 올림픽 참가자로서 열심히 뛰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타의에 의해 비운의 마라토너 같은 상황에 빠졌었지만 스스로는 전혀 비운의 마라토너라고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서 피니시 라인에 골인했다니... 오히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이런 사람을 보면 정말 가치관, 가치체계가 너무너무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우리들의 삶에서 어떤 큰 메시지를 말해주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덕분에 이 사람은 금메달리스트보다 더 유명해져서 성화점화자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참 사람일을 모르는 것이고 불행 속에서도 최고의 행복을 찾을 수도 있는 것 같다. 거꾸로 최고의 행복 속에서도 불행을 찾을 수 있기도 하고 말이다... (한 예로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대규모의 투자를 받은 한 우리나라 사업가가 비행기 타고 돌아와서 바로 자살했었다. 그 이유는 심적 압박감으로 추정되었다)
...
...
나란 사람의 객관적인 인류통계학적인 팩트만 따져보면
한국인, 남자, 30대, 미혼, 서울 거주 정도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가질 수 있는 일반적인 통념이나 인식은 대부분은 이 범주 안에 있을 것이고
일부 인식들은 내가 독특하게 경험했던 것에 의해 조금 다른 인식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저런 브라질의 한 선수를 보면... 기대실패가 일어난다.
기대실패라는 것은 심리학적인 용어인데, 내 기대나 예상과 너무나 크게 다른 것을 접하는 경험이다. 즉, 내 기대와 예상이 실패한 경험을 말한다. 약간 블랙스완을 본 것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수백년간 백조는 하얀색 동물이다라고 알려져왔는데 호주인가에서 검은색 백조를 발견하고 모두 충격을 먹었던 그런 사건처럼... 이런 기대실패 경험이 많을 수록 생각이 유연해진다고 한다. 아무튼 브라질 선수 리마는 내게 기대실패를 제공해주었다. 내가 알고 있던 통념을 모두 뒤엎어버렸다.
스포츠 선수라면 당연히 갖고 있는 집념...
나는 최고가 될 수 있다. 나는 금메달을 딸 것이다.
아 진짜 잘될 수 있었는데 진짜 억울하다 ㅠ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일이
내 4년간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금메달이 아니라 동메달이라서 잃게 된 것들이 너무도 많다
다 저 사람만 없었다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일
내가 무슨 죄를 지었나... 누구 잘못인가... 에효 다 내 잘못이구나 못난 내 잘못이지...
이번에 졌다면 다음에는 이기겠다! 또는 그냥 마라톤 안하고 싶다 정말...
이런 식으로 최고라는 동기부여, 결과라는 보상, 잘못에 대한 추궁과 원망... 당연히 있을 것이라는 내 기대를 처참히 부셔버린 브라질 선수 리마...
삶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어떤 일이 있을텐데 그것은 비유하자만
시냇물에 불과할 것이다. 삶 자체는 큰 강이다.
여러 시냇물들이 모여서 어마어마하게 큰 강으로서 천천히 흘러 흘러 바다로 간다.
어떤 하나의 시냇물이 더 유입되더라도 큰 강에는 별 차이가 없다.
더러운 시냇물이라도 큰 강은 여전히 같은 수질로 똑같이 유유히 흘러간다.
인생이 이런거 아닐까...
사실 마라톤과 금메달은 리마에겐 꽤 큰 시냇물이었지만
리마의 삶이라는 큰 강은 스스로 깨끗하고 맑은 수질을 유지하며 바다로 흘러가고 있었고,
비록 유입되던 시냇물이 더러워졌지만
리마의 강은 워낙 큰 강이었기에, 엄청난 수량이 있었기에... 여전히 맑고 깨끗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천천히 흘러가는 큰 강물로 삶을 생각하면 뭔가 마음이 편안해지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 지 조금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살면서 시냇물들을 보며 지낸다. 지금 하는 일, 내가 만나는 사람, 가족과의 일들, 신체적인 일들, 취직, 시험, 공부, 돈, 부동산, 자격증, 여행, 질병, 이별, 죽음, 암, 불의의 사고, 성취, 도전, 기쁨... 그런데 이 모든 것은 심지어 죽음까지도 시냇물에 불과할 것 같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들을 포괄하면서도 더 큰것이 삶이라는 개념이니까... 모든 것을 아우르는 아주 아주 큰 강이니까... 살면서 일어나는 그 어떤 일도 삶이라는 큰 강물의 흐름을 한번에 바꾸지도 못하고 수질을 한번에 나쁘게 하지도 못한다. 우리는 큰 강으로서 흘러가고 있다... 리마는 내게 그만이 갖고 있는 큰 강을 보여주었다. 나는 어떤 큰 강으로서 흘러가고 있을까... 단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어때서 기쁘다 슬프다라는 이런 시냇물적 차원과 사고를 넘어서서... 큰 강으로서 인식하고 더 맑고 아름다운 강이 되고 싶다...
※ 하단은 중앙일보 기사 전문입니다. 맨 하단에 링크도 첨부합니다.
[리우2016] 리우 불 밝힌 리마 "서울에서 평양까지 뛰고싶다"
“한국 선수들은 금메달을 못 따면 왜 울죠. 올림픽에 출전한 것만으로 영광스러운 일 아닌가요?”
리우 올림픽 성화 점화자 반데를레이 리마(47·브라질)는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되물었다. 메달을 따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거나 눈물을 흘린 한국 선수들은 전혀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었다.
리마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37㎞까지 선두를 달리다 코스에 난입한 종말론 추종자 닐 호런(69·아일랜드)의 방해로 땅바닥에 쓰러졌다. 가까스로 일어난 리마는 페이스를 잃은 탓에 3위로 골인했다. 그래도 그는 두 팔을 번쩍 들며 기뻐했다. 리마는 당시 누구도 탓하지 않고 “동메달에 만족한다”고 말해 전 세계에 감동을 선물했다. 그 해 페어플레이의 상징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 메달’을 받은 그는 지난 6일 리우 올림픽 개회식에 최종 성화 점화자로 나섰다. 리마는 “개회식 1시간 전 점화자가 펠레에서 나로 바뀌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말 영광스러웠다. 난 이미 금메달을 땄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리마에게 “아테네 올림픽에서 당신을 넘어뜨린 사람을 원망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리마는 “난 그를 이미 용서했다. 그 때도, 지금도 결과에 만족한다. 금메달이냐 동메달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올림픽에 참가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 내게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리마는 또 “한국 선수들이 눈물을 흘린 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일 것이다. 그래도 세계 최고 선수 중 한 명으로 올림픽에 참가한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난 비운의 마라토너가 아니다. 올림픽 결승선을 통과할 때 금메달을 못 땄다고 실망하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피니시 라인에 도착했다”고 강조했다.
은퇴 후 리마는 자원봉사를 하며 가난한 아이들을 돕고 있다. 학교에서 무급으로 강의도 한다. 그는 “어릴 적 버스 탈 돈이 없어 달리기를 시작했다. 마라톤을 하지 않았더라면 난 지금 사탕수수를 베고 있을 것”이라며 “내가 스포츠를 통해 받은 걸 가난한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더 좋은 날이 온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리마는 2007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평화기원 마라톤(중앙일보 후원)에 참가한 적이 있다. 당시 리마는 “다음에 한국에 온다면 통일을 기원하는 의미로 남한에서 출발해 북한에서 골인하는 마라톤 코스를 뛰고 싶다”고 말했다.
9년이 지나서도 그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리마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뛰고 싶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남한과 북한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그렇지만 내게 남북한은 하나로 보인다”며 “스포츠를 통해 두 나라가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마는 마지막으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신이 어느 분야에 있더라도 날 보고 힘을 내라. 지루하더라도 끝까지 자신과 싸워라. 1등이 아니더라도 기쁠 것이다. 어떤 역경에도 좌절하지 않는다면 나처럼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동메달을 가질 수도 있다.”
[출처] 리우올림픽 성화점화자 마라토너 리마를 보고...|작성자 hyang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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